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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의료계 인권 위원회\' 꿈꾸다
작성자 센터 09-07-04 09:50 2,663

 

‘의료계의 인권위’ 꿈꾸다

 

한겨레 | 입력 2009.07.03 19:20

[한겨레] \'인권의학연구소\' 여는 이화영 교수

 

\"공권력에 다친 피해자 치료하겠다\"

\"의료인이 인권까지 잘 안다면 어떻게 될까요? 병원에서 벌어지는 인권 침해나 차별이 줄고 인권 피해자를 의학적으로, 사회적으로 돕는 길이 열립니다.\"

환자의 생명뿐만 아니라 인권도 지키려는 학문이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인권의학\'이다. 이 학문을 연구하고 전파하는 기관이 국내 처음 생긴다.

4일 인권의학연구소(IMHR)의 문을 여는 이화영(50·사진·연세대 외래교수) 소장은 3일 \"국가 공권력 등의 폭력 때문에 몸과 마음을 다친 인권 피해자를 치료하는 \'인권 클리닉\'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종양내과 전문의인 이 소장은 미국 국립암센터에서 일하다 2003년 조지메이슨대 국제분쟁연구소에서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처음 인권의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팔레스타인 지역에서의 고문 사실을 폭로하고 피해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을 만난 것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인권운동을 하는 의료인을 찾아다니며 공부하다 귀국한 그는 \'의사가 별걸 다 한다\'는 소리를 들으며 군사독재 시절의 고문 피해자를 치료하는 상담 모임에 참여하고 외국 인권의학 서적과 국제 규약서를 번역해 소개했다.

\"의사가 왜 인권을 알아야 하느냐는 질문을 지금도 많이 받는다\"는 그는 고문을 당한 피해자는 이미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이 심각한데 치료를 받으려 병원에 갔다가 제2의 정신적 상처를 받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의료진이 그 고통을 잘 몰라주기 때문이다.

이 소장의 꿈은 종합병원에 인권 클리닉을 만드는 것이다. 이주 노동자나 학대 노인처럼 인간의 존엄성을 부정당한 이들을 육체적, 정신적으로 치유하는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미 미네소타대 고문피해자치유센터(CVT)가 그 본보기의 하나다. 우선 연구소에서는 인권 피해자 치유법을 교육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기존 인력을 재조직하는 만큼 추가 비용이 거의 없는데 인권 사업이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병원이 아직은 거의 없어 계속 설득할 생각입니다.\"

이 소장은 연세대와 아주대 의대 본과생들에게 인권의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 덕분에 방학 때 국가인권위원회와 국제 의료단체(비정부기구)에서 인턴을 하는 학생들도 나오고 있다.

그는 \"우리 연구소가 인권의학을 실천하는 학자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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